해산사유발생(종속회사의 주요경영사항)는 사전체크하고 공시했는데 출자법인의 부도, 해산사유 발생 등(주요경영사항)은 미처 체크하지 못했다.

종속회사의 주요경영사항이면서, 지배회사의 주요경영사항일 수도 있는데 내가 너무 안일했다. 사전에 확인을 받았어야만 했다.

거래소에서 연락을 받았을 때 등골이 서늘했다. 연락을 받고 빠르게 공시 내용을 작성했고, 이사님과 사장님께 직접 보고를 드렸다. 다행히 나만큼 크게 당황하시진 않으셨다. 이게 짬에서 오는 여유라는걸까?

공시는 마감시간 전에 제출됐다. 거래소로부터 연락을 받았던건 오후 4시 30분경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근 1시간 가량 심적 압박이 너무도 컸다. 여러분, 공시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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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회사의 주식담당자는 IR 활동을 통해 기관 및 개인, 외국인 등 외부 투자자와 회사간 가교 역할을 담당한다. 때문에 회사의 경영사항 및 실적에 대한 외부 반응은 곧장 우리에게로 전달된다. 실적이 좋다면 신이 나겠지만, 그 반대라면 답이 없다. 경영자만큼이나 실적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뜬금없이 왜 이런 글을 썼을까. 요새 회사 실적이 시원치 않다. 현재, 미래의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주가는 연일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주식담당자의 역할 중 하나가 하락세에서 그 폭을 경감시키는 것이라던데... 나의 역량 부족일까? (으아...)

아니 그 문제는 제껴두고... 내가 영업을 한 것도 아니요, 경영 판단을 내린 것도 아닌데, 왜 내가 실적 때문에 의기소침해지고 주눅 들어야만 할까? 왜 내가 외부 투자자로부터 비난의 눈초리를 받아야만 할까?

왜 잘못하지도 않은 일들에 가슴 아파하는지, 그 눈물을 참아내는 건 너의 몫이 아닌데, 왜 네가 하지도 않은 일들에 사과해야 하는지... (모밴드가 부른 노래 가사가 생각난다.)

그저 담당자의 숙명으로 여기고 버텨나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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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 2016. 7. 18. 13:02

정기주주총회와 사업보고서를 마무리 짓고, 여유를 찾은 시점에서 지나온 날을 돌아본다.


입사한지 6개월이 되던 때, 믿고 의지했던 사수가 돌연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전부터 알게 모르게 예상은 했지만, 이별의 순간은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사수로부터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 사수가 무책임하단 생각을 했었고, 한편으로는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 분만의 길이 있기 때문에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사수는 회사를 떠나갔다. 사수는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자신이 나가게 됨으로써 너 자신이 책임감을 갖게 될 것이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당장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정기주주총회, 사업보고서 제출 등 굵직한 이벤트들을 마주해야 했다. 말그대로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맨땅에 헤딩이었다. 


사수의 말이 맞았다. 업무의 책임은 온전히 나에게 전가됐고, 나는 매순간 성장할 수 있었다.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었던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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