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40분 공모전 조모임에서 빠져 나왔다. 지난주만 해도 일교차가 장난이 아니었는데, 반팔을 입었음에도 춥지 않았다. 이리도 춘천의 날씨는 변덕스럽다. 시계를 들여다보며 종종걸음으로 택시타는 곳을 향해 걸었다. 10시에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지하철은 없었고(20분 차가 있었다.), 하는 수 없이 시외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언 5개월만에 찾은 터미널은 한없이 낯설게만 느껴졌다. 표를 끊고 기다렸고, 곧 버스에 올라탔다. 10시 춘천발 강변행 버스. 예전같으면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바로 잠들었을텐데, 오랜만에 탄 버스라 그런지 쉽사리 잠이 오질 않았다. 춘천을 벗어나 가평에 접어 들었을때 부터 도로는 심한 정체를 겪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처럼의 연휴를 즐기고 서울로 향하고 있는 탓이었다. 가다 서다를 반복했고, 결국 오늘 집에 가긴 글렀구나 생각했다. 결국 새벽 1시 40분경 강변 도착. 새벽의 동서울 버스터미널은 요상하게 느껴졌다. 택시 기사 아저씨들의 천국이었다. "학생 어디가. 어여 타. 어디든 상관 없으니까." 평소에는 승차거부를 그렇게 외치시더니 이 곳에서는 내가 갑이다. 첫 차 시간인 5시 40분까지 4시간 가량을 버텨야 했다. 결국 피시방행. 그렇게 컴퓨터 앞에서 밤을 지새웠다. 이 모든 일들이 몹시 낯선 경험이었다. 뭐라 말로 설명하기 힘든, 순간의 판단 미스가 이러한 일들을 만들어내다니 참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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